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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 Myself, and I/일상

[오사카 일상] 일본 청각장애인 친구와 방송 촬영한 날!

얼마 전, 교토방송에서 일하는 마키코라는 친구에게서, 방송출연 제의가 들어와,

날씨 좋았단 지난 일요일 오후, 집 앞 공원에서 인터뷰를 하고 왔다.


마키코를 만난건 작년 여름 인터넷에서 알게되어 찾아가게 된 국제 교류회.

프랑스 친구와 함께 영어로 이야기 할 친구를 찾는 목적으로 갔지만,

아니나 다를까, 결국 다들 hook up할 이성을 찾으러 온 것 같아서 실망하고 있던 중에, 

한 예쁜 일본인 여성이 웃으면서 우리에게 다가왔다.

평소처럼 이야기를 하려고 했던 찰나, 갑자기 종이와 펜을 꺼내면서,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다.


私は耳が聞こえないので、よかったらここに書いてもらえませんか? 

(저는 귀가 들리지 않으니, 여기에 쓰면서 이야기 해 줄수 있나요?)


처음에는 조금 놀랐지만,  예전에 너무 좋아했던 

시바사키 코우가 청각 장애인을 연기한 일드 [오렌지데이즈] 에서 봤던

 일본어 수화동작을 몇 개를 쓰면서 이야기하다가 급 친해졌다.

 (얼마나 많이 봤으면 아직도 기억하고 있는지. 하하)


거기다가 마키코도 오렌지데이즈의 사에처럼, 입술을 읽을 수 있기 때문에,

밝은 곳에서 대화하기에는 크게 지장이 없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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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 데이즈 카이와 사에

 (출처: https://middle-edge.jp/articles/I0002764)



오렌지데이즈 (2004년작)

수화를 할 줄 아는 취업활동 중인 대학생 카이(츠마부키 사토시)가,

귀가 들리지 않는 바이올리니스트 사에(시바사키 코우)의 이야기를 그린 청춘 드라마.



***


마키코랑 이야기를 나누면서, 청각 장애를 가지고 있어도 외국어를 배우고, 

심지어 이런 파티까지 참가하는 마키코의 열정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

한국에 있을 때는 청각장애인을 일상 생활에서 만난 적이 별로 없어서,

일본은 청각 장애인들이 활발하게 사회활동을 많이 하나보다 하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마키코에게 들은 이야기에 따르면, 일본에서도 자기처럼 활발하게 이것저것 하는 사람은 드물다고 하더라.

많은 청각장애인 친구들은 자기들의 사회안에서 수화로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하고만 이야기 하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하지만. 자신은 많은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자신의 세상을 넓혀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 이후에도 마키코가 불러준 여러 이벤트에 참가하게 되면서, 나도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이번엔 티비에 출연하는 기회까지 주어서 너무 고마웠다.



촬영은 교토방송의 눈으로 듣는 티비(目で聞くテレビ)라는 

매주 토요일 아침8시에 방영하는 프로그램의 한 코너로,

마키코가 일본에 사는 외국인을 상대로, 일본에 살게 된 계기나 일본에 대해 생각하는 점 등을 이야기한다.


방송시간은 10분정도라고 들었는데, 촬영은 약 1시간 정도 이어졌다.


처음에는 긴장해서 말도 더듬고 어색한 웃음을 짓고 난리도 아니였지만,

점점 이야기 하다보니까 그냥 마키코랑 평소처럼 이야기하는 것 처럼 편하게 진행 되었다.


오늘 촬영한 건 다음주 토요일 교토방송(KBS)에서 아침 8시에 방영된다.

아직 집에 교토방송이 나오는지 확인조차 안했지만... 어떻게 해서든 본방사수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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